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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6번' 없는 정의당 공보물, 유일하게 있는 '이것'

작성일:
2020-04-06
조회:
548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이스아이(음성) 코드입니다."

4.15 총선을 앞두고 각 가정에 배포된 책자형 선거공보물 중 정의당 책자 오른쪽 상단에 적혀 있는 문구다.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씨를 비례대표 후보 상위 순번에 공천한 미래한국당에도, '당 영입 인사 1호' 한국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센터장 최혜영 후보를 공천한 더불어시민당 공보물에도 이 코드는 없었다.

이 코드는 노인·시각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음성전환 코드다. 시각장애인용 QR코드인 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정의당 코드를 찍으면, "70년 낡은 양당정치를 넘어 지금 당장 정치교체, 그래도 정도를 걷는 정당이 하나쯤 있어야죠"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청년기초자산제 ▲국회의원 세비인상 금지 ▲스토킹처벌법·n번방 해결 등 정의당 공약도 안내된다.

4·15 총선 D-9일, 책자형 선거공보물 중 정의당 책자 오른쪽 상단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이스아이(음성) 코드'가 들어가 있다(사진). 그러나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후보를 비례 상위 순번에 공천한 미래한국당에도, ‘당 영입 인사 1호’ 한국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센터장을 공천한 더불어시민당 공보물에도 이 코드는 없었다.

한 트위터 이용자(@zoz****)는 5일 "선거 공보물에 보이스코드 있는 당이 정의당밖에 없다, 정의당이 유일하다, 황당하다"라고 지적했다. 이 트윗은 6일 오후 현재 1700회 이상 리트윗됐다.

그는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정말 반성해야 한다, (원내 정당인) 민생당과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라며 "충분한 실무경험에도 불구하고 공보물에 보이스아이 코드를 안 넣은 이유가 뭐냐, 시력 안 좋은 노인과 시각장애인은 정책 투표가 필요 없다는 뜻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들을 위해 공보물에 몇 cm 공간을 할애하는 게 아깝나, 선관위 홈페이지 들어가서 보면 된다고 할 거면 애초에 공보물은 대체 왜 보내느냐"라는 비판이다.

한 트위터 누리꾼(ID @zoz****) 5일 "선거 공보물에 보이스코드(시각장애인용 음성전환 코드) 있는 당이 정의당밖에 없다, 정의당이 유일하다. 황당하다”고 썼다. 이 트윗은 6일 오후 현재 1700회 이상 리트윗 됐다.

정의당은 6일 오전 이에 대해 언급했다. 김용신 정의당 총선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음성전환 코드'를 공보물에 넣어 시각장애인의 참정권과 정보 접근권을 높이고자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시각장애인 음성전환 코드 삽입은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보과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음성전환 코드 삽입은 선택사항"이라고 말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형 공보물 제출·작성 또한 '지역구 후보'에게만 의무일 뿐, 비례정당의 경우는 예외다. 그는 "시각장애인이 비례정당 공보물을 점자로 받아보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장애여성공감 대표 등 장애인권을 위해 활동해온 배복주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는 여야 거대 정당의 낮은 인권감수성을 지적했다.

그는 "거대 정당일수록 후보가 누군지, 공약은 뭔지 국민 관심이 높지 않겠나, 공약·정책 등 후보자별 정보를 장애인들에게 알려주지 않는 건 결과적으로 간접 차별이 될 수도 있다"라고 짚었다. 3세 때 소아마비로 지체장애인이 된 그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더 포용해야 할 집권여당과 제1야당이 그 책무엔 소홀하고, 오로지 비례정당 정치 공학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한심하다"고 꼬집었다.

이를 문제제기한 누리꾼 또한, <오마이뉴스>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선거 정보에 차별없이 접근할 수 있는 건 유권자의 당연한 권리"라며 "정당이 더 많은 유권자에게 자신들을 홍보할 수단인 음성전환 코드를 넣지 않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선관위가 아예 코드 삽입을 모든 정당과 후보자에게 의무화했으면 한다"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공보물엔 없는 '6번'... "통합당과 민주당,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

정의당 공보물에는 다른 정당에 없는 '시각장애인 음성전환 코드'가 있지만, 다른 정당에는 있는 것이 없다. 6번으로 정해진 정당 기호다. 12쪽 정의당 공보물 앞뒤 면에는, '이번에는 정의당'이라는 문구와 고 노회찬 원내대표의 사진이 있지만 번호는 보이지 않는다.

심상정 상임선대위원장은 같은 날 오전 선대위 회의에서 "정의당은 비례 위성정당의 의석 쟁탈 경쟁에 희생양이 됐다, 이건 공정한 선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불공정한 선거의 대책이 중앙선거관리위에서 마련돼야 한다"라면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정의당이 공보물 인쇄를 맡기기 바로 직전까지, (비례 정당에 대한) 의원 꿔주기가 진행된 탓에 정의당이 어떤 번호를 받을지 알 수 없었습니다. 국민께 호소 드립니다. 소수 정당용 연동형 비례의석을 한 석이라도 더 차지하려 의원 꿔주기를 해서, 정당 기호마저 도둑질해간 비례위성정당에게 국민들께서 따끔한 회초리를 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심 선대위원장은 6일 오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도 같은 내용을 올리며 "어젯밤부터 오늘까지, '정의당 비례 번호가 몇 번이냐'는 문의 전화가 당 사무실에 쇄도한다, 그 마음이 애틋하고 쓰라리다"라고 썼다. 그는 "통합당과 민주당에 묻는다, 오직 의석 몇 석을 위해 만드는 '1회용 정당'을 위해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라고 되물었다.

김용신 선거대책본부장 또한 "당원·비당원 포함 시민들에게서, 선관위 직원에게서도 당 공보물에 기호가 없다고 전화가 온다"라며 "죄송하다, 비례정당들 반칙·꼼수로 인해 공보물에 기호를 넣을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3월 20일 원유철 의원 등이 미래한국당에 추가 파견돼 (정의당은) 4번에서 5번이 됐고, 후보등록 마지막 날인 3월 27일에도 민주당의 추가 의원 꿔주기로 결국 6번이 됐다"라는 이야기다.

그는 "정의당은 법정 최대한도인 12페이지 공보물을 준비했었기에 3월 23일부터 최종 인쇄에 들어가야 했다"라며 "기다리다가 결국 기호를 넣지 못했다, 넣지 못한 기호 6번을 국민들께서 마음속으로 새겨 주시리라 믿는다"라고 부탁했다.

김 선대본부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12쪽을 인쇄한 뒤 제본하려면 4~5일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당시 법정시한인 4월 2일까지 선관위에 공보물을 보내야 해서 다른 방법이 없었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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